프롤로그
그만 살까?
내가 늘 마음에 들지 않았다.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. 어릴 때부터 통통한 외모, 부모의 폭력과 이혼, 항상 없는 돈과 친구 등 모두 그랬다. 무엇보다 늘 혼자라는 외로움이 가장 힘들었다.
아무 일 없어도, 또는 아무 일 없어서 스스로 상처받는 날들.
내 인생은 왜 이렇게 별볼일없고, 지루하고 우울할까? 세상에 내가 바꿀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. 이런 날들이 죽을 때까지 지속 될 텐데, 그럼 나는 왜 살아야 될까.
아침에 눈 뜨면 고통스러웠다.
매일 몸도 마음도 무너지는 기분이다.
서른아홉을 다 보내는 동안에도 여전히 사는 것이 자신 없었다. 삶에 익숙해지지 않았다.
마흔의 1월 8일, 무겁게 동네 뒷산을 오르다가 생각했다.
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.
나를 강화시키지 않으면, 곧 소멸될 것 같다.
나를 살리고 싶다. 죽어가고 있는 나를 내가 살려봐야겠다.
난 이제 무엇을 해야 될까.
다이어트라도 해볼까? 살을 빼면, 혹시 살고 싶어질까?
나는 진심으로 살고 싶었고, 이왕이면 강하게 살고 싶었다.
이제 마흔이다. 앞으로 내 삶의 목표는 정신적, 신체적 ‘강화’다.
죽기 전에, 강하게 한번 살아보자.
생물학적 성인이 되는 동안 여러 번 바닥을 치고, 마흔이 되어서야 진짜 내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. 본격적으로 살아보기 위해 일상을 소소한 것들로 계획하고, 이루어갑니다. 매일 짤을 수집하는 마음으로 무엇인가 찍고 기록합니다. 사소한 것들의 특별함을 믿으며 죽을 때까지 나 자신을 돌보고 키우며 살고 싶습니다.